『마릴린과 두 남자』는 냉전의 최절정기에 사랑하는 두 남녀가 각자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계기로 철저히 파괴되는 운명을 맞이하는 것을 주요 갈등으로 그리고 있다. 사랑과 배신, 질투와 이해가 등장인물들이 겪는 운명의 씨줄이라면,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양심에 관한 문제는 날줄 구조를 이루며 이야기가 짜여 있다. 또한 작품은 등장인물 하워드 워드의 회고에 힘입어 독자들을 과거의 전장 속으로 인도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전자가 남녀 관계에서 벌어지는 운명의 불가해성을 보여준다면, 후자는 한반도의 이념 갈등을 심화시킨 한국전쟁과 관련되어 개인의 삶이 어떻게 폭발적 충돌을 맞이하는지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한국전쟁을 바라보는 기존 관점과는 완벽히 다른 폭넓은 인식의 조망 권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점에서 이 소설 『마릴린과 두 남자』는 한국전쟁을 다룬 ‘전혀 다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 : 전경일
1999년『세계의 문학』겨울호에 시「눈 내리는 날이면」외 2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문학적 사유와 인문적 정수로 서른 여권의 책을 썼다. 한 장의 그림에 얽힌 욕망과 구원의 대서사시인 장편소설『조선남자』1·2, 인문적 통찰이 번뜩이는『이끌림의 인문학』, 베스트셀러 에세이『마흔으로 산다는 것』외에, 조선화가의 삶과 예술 혼을 그린 『그리메 그린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사를 총정리한 현대판 징비록이라 평가받는『남왜공정』, 역사경영서인『창조의 CEO 세종』, 『이순신, 경제전쟁에 승리하라』등이 있다.